솔로몬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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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재판

솔로몬의 재판(The Judgment of Solomon)은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 주장하는 상황에서, 솔로몬이 모성(母性)을 이용해 참 어머니를 가려낸 사건이다. 솔로몬이 재위 시절 관여한 수많은 소송 중 성경에 유일하게 기록된 재판으로, 그의 뛰어난 지혜를 보여준다.

지혜의 왕, 솔로몬

지혜의 왕이라 불리는 솔로몬은 기원전 10세기의 인물로,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제3대 왕이다.[1] 다윗에 이어 왕이 된 솔로몬은 재위 40년간 예루살렘 성전과 왕궁을 비롯한 여러 성읍을 건설하여 국격을 높이고 국력을 강화하며 영토를 넓혔다.[2][3] 솔로몬은 즉위 후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렸다.[4] 번제(燔祭, burnt offering)는 짐승을 희생제물로 태워서 드리는 예식이다. 규모가 크고 모세 때 만들어진 번제단이 있는 기브온 산당으로 가서 풍성한 제물로 온 힘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께 제사한 날 밤, 솔로몬의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 하문하셨다.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 열왕기상 3:5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 열왕기상 3:9

원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묻는 하나님께, 솔로몬은 백성의 송사(訟事)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했다. 많은 백성을 대상으로 공정한 재판을 하기에 자신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였다.[5] 장수(長壽)도, 부(富)도, 원수에 대한 앙갚음도 바라지 않고 오직 지혜만을 원하는 솔로몬의 간구는 하나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6] 이에 하나님은 지혜와 총명뿐 아니라 그가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화까지 후하게 주셨다.[7] 하나님께 큰 축복을 받은 솔로몬은 유프라테스 강에서 블레셋, 애굽 국경에 이르는 나라들로부터 조공을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렸다.[8][9] 이때가 이스라엘 왕국 최대의 전성기였다. 문학에도 뛰어난 솔로몬은 구약성경잠언, 전도서, 아가를 지었고,[10][11][12] 동식물에 대해서도 박식했다.[13] 뛰어난 지혜로 명성이 자자해 다른 나라 왕들이 그를 만나러 찾아오곤 했다.[14][15]

참 어머니를 밝힌 명판결

이스라엘 왕정 초기에는 왕이 백성의 소송과 분쟁에 관여했다. 왕은 백성의 송사를 재판할 사람을 지명하기도 하고[16] 직접 판결하기도 했으므로,[17] 솔로몬 역시 재위 40년간 수많은 재판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18] 그러나 솔로몬의 업적 중 재판장으로서의 활약은 성경에 단 한 건 남아 있다. 갓난아이의 참 어머니를 밝힌 재판이다.

사건의 개요

한집에 사는 두 여자가 3일 간격으로 남아를 출산했다. 며칠 후 한 아이가 죽자, 두 여자는 솔로몬을 찾아와 산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며 서로 공방을 벌였다.

다른 계집은 이르되 아니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하고 이 계집은 이르되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하며 왕 앞에서 그와 같이 쟁론하는지라

- 열왕기상 3:22

소송을 제기한 여인이 말하길, 새벽에 수유하러 일어나자 아이가 죽어 있었는데 날이 밝았을 때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추측하건대 상대 여인이 잠결에 제 아이를 눌러 죽이고는 밤중에 몰래 와서 자신의 품에 있는 아이와 바꿔치기한 것이라며 분개했다. 그러자 상대 여인은 막무가내로 산 아이가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여인들의 송사를 왕인 솔로몬이 직접 맡은 이유는 누구도 쉽게 판결할 수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19]

심리와 판결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생모라고 주장하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목격자나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둘 다 자기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니, 참말을 하는 사람과 거짓말하는 사람을 가려내야 했다. 그때 솔로몬은 기상천외한 명령을 내렸다.

칼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칼을 왕의 앞으로 가져온지라 왕이 이르되 산 아들을 둘에 나눠 반은 이에게 주고 반은 저에게 주라

- 열왕기상 3:24-25

여인들이 낳은 두 아이 중 한 아이는 죽고 한 아이만 살아 있는데, 한 아이마저 죽을 위기에 처했다. 솔로몬의 명령에 두 여인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 여인은 아연실색하며 "산 아들을 저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고 애원했고, 다른 여인은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며 아이를 죽이는 데 동의했다.[20] 솔로몬은 아이의 생명을 지키려는 여인이 참 어머니라고 판결했다. 아이를 죽이는 데 동의하는 여인은 어미 행세를 하는 가짜였다. 솔로몬이 발휘한 지혜 덕분에 아이는 안전하게 어머니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일은 온 이스라엘에 퍼졌고, 하나님의 지혜가 그 속에 있음에 사람들이 솔로몬을 두려워했다.[21]

지혜의 근원

솔로몬의 재판은 그가 얼마나 지혜 있고 명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솔로몬을 '지혜의 왕'으로 등극하게 만든 사건이다. 열왕기 기자는 솔로몬이 일천 번제를 드린 일을 기술하고 연이어 재판했던 일화를 기술함으로써, 그의 지혜가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암시한다. 성경은 하나님을 증거하는 책으로 성도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기록되었다.[22][23] 솔로몬의 재판에 대한 기록 역시 단지 솔로몬 개인의 지혜를 추앙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혜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항상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알려준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 잠언 9:10


또한 그리스도, 곧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육체로 오신 하나님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춰져 있다고 가르친다.

이는 저희로 마음에 위안을 받고 사랑 안에서 연합하여 원만한 이해의 모든 부요에 이르러 하나님의 비밀인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려 함이라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취어 있느니라

- 골로새서 2:2-3


영생 주시는 참 어머니

생모를 밝혀낼 단서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솔로몬은 모성을 판결의 척도(尺度)로 삼았다. 어머니라면 아이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 어떻게든 구제하리라는 심산이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참 어머니는 친권(親權)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를 살리려 했다.
구원받을 성도들에게도 어머니가 존재한다.[24] 우리 영혼의 어머니 역시 죽을 위기에 처한[25] 자녀들을 죽음에서 건져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신다.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

- 요한계시록 22:17

생명수는 영혼을 소성시키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명수 주시는 성령과 신부는 마지막 때 등장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어머니 하나님을 의미한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자녀들을 살리고자 아버지 하나님뿐만 아니라 어머니 하나님도 오시는 것이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아이의 참 어머니를 찾았듯, 마지막 시대 하나님께로부터 지혜를 받은 성도들은 아버지 하나님뿐만 아니라 어머니 하나님까지 알아보고 생명수의 축복을 받게 된다.

명화 속 솔로몬의 재판

솔로몬의 재판은 여러 화가에 의해 명화로 남겨졌다.

참조

각주

  1. 솔로몬. 《두산백과》. 이스라엘 왕국 제3대 왕이며 현명한 판단과 결단력으로 '지혜의 왕'으로 알려졌다.. 
  2. 역대하 8:1-10. 솔로몬이 또 예루살렘과 레바논과 그 다스리는 온 땅에 건축하고자 하던 것을 다 건축하니라 ... 그 땅에 남아 있는 그 자손들을 솔로몬이 역군을 삼아 오늘날까지 이르렀으되 ... 
  3. 역대하 9:30-31. 솔로몬이 예루살렘에서 온 이스라엘을 다스린지 사십년이라 솔로몬이 그 열조와 함께 자매 그 부친 다윗의 성에 장사되고 그 아들 르호보암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4. 열왕기상 3:4. 이에 왕이 제사하러 기브온으로 가니 거기는 산당이 큼이라 솔로몬이 그 단에 일천 번제를 드렸더니 
  5. 열왕기상 3:7-9.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비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줄을 알지 못하고 주의 빼신 백성 가운데 있나이다 저희는 큰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사오니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6. 열왕기상 3:10-11.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맞은지라 이에 하나님이 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수도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원수의 생명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은즉 
  7. 열왕기상 3:12-13.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너의 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너의 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내가 또 너의 구하지 아니한 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열왕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8. 열왕기상 4:21. 솔로몬이 하수에서부터 블레셋 사람의 땅에 이르기까지와 애굽 지경에 미치기까지의 모든 나라를 다스리므로 그 나라들이 공을 바쳐 솔로몬의 사는 동안에 섬겼더라 
  9. 열왕기상 10:21-23. 솔로몬왕의 마시는 그릇은 다 금이요 레바논 나무 궁의 그릇들도 다 정금이라 은 기물이 없으니 솔로몬의 시대에 은을 귀히 여기지 아니함은 왕이 바다에 다시스 배들을 두어 히람의 배와 함께 있게 하고 그 다시스 배로 삼년에 일차씩 금과 은과 상아와 잔나비와 공작을 실어 왔음이더라 솔로몬왕의 재산과 지혜가 천하 열왕보다 큰지라 
  10. 잠언 1:1.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11. 전도서 1: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12. 아가 1:1. 솔로몬의 아가라 
  13. 열왕기상 4:33. 저가 또 초목을 논하되 레바논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 하고 저가 또 짐승과 새와 기어 다니는 것과 물고기를 논한지라 
  14. 열왕기상 4:34. 모든 민족 중에서 솔로몬의 지혜의 소문을 들은 천하 모든 왕 중에서 그 지혜를 들으러 왔더라 
  15. 열왕기상 10:24-25. 천하가 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마음에 주신 지혜를 들으며 그 얼굴을 보기 원하여 각기 예물을 가지고 왔으니 
  16. 사무엘하 15:3. 압살롬이 저에게 이르기를 네 일이 옳고 바르다마는 네 송사 들을 사람을 왕께서 세우지 아니하셨다 하고 
  17. 열왕기상 7:7. 또 심판하기 위하여 보좌의 낭실 곧 재판하는 낭실을 짓고 온 마루를 백향목으로 덮었고 
  18. 열왕기상 3:8-9. 저희는 큰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사오니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19. 김현식 (1991. 7. 31.), 《성서 속의 불가사의》, 동아출판사, 153쪽, 솔로몬은 오래지 않아 그의 비범한 지혜를 과시할 기회가 생겼다. 두 명의 창녀들이 일견 해결이 불가능한 송사를 왕 앞에 가져왔다. 
  20. 열왕기상 3:26. 그 산 아들의 어미되는 계집이 그 아들을 위하여 마음이 불붙는것 같아서 왕께 아뢰어 가로되 청컨대 내 주여 산 아들을 저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되 한 계집은 말하기를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 하는지라 
  21. 열왕기상 3:28. 온 이스라엘이 왕의 심리하여 판결함을 듣고 왕을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의 지혜가 저의 속에 있어 판결함을 봄이더라 
  22. 요한복음 5:39.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 
  23. 로마서 15:4.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안위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24. 갈라디아서 4:26-28.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 기록된바 잉태치 못한 자여 즐거워하라 구로치 못한 자여 소리질러 외치라 이는 홀로 사는 자의 자녀가 남편 있는 자의 자녀보다 많음이라 하였으니 형제들아 너희는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라 
  25. 로마서 6: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