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실인
나실인(Nazirite, 히브리어: נָזִיר)[1]은 일정 기간 혹은 평생 동안 자신을 거룩하게 구별하기로 하나님께 서원(誓願)한 사람이다.[2] 나실인을 뜻하는 히브리어 명사 '나지르(נָזִיר)'는 '구별하다', '바치다', '헌신하다'라는 동사 '나자르(נָזַר)'에서 파생됐다.[3][4] 나실인은 포도주와 독주 등을 먹지 않고, 머리에 삭도(削刀)를 대지 않으며, 시체를 가까이 하지 않는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나실인은 삼손, 사무엘, 침례 요한이 있다.
나실인의 법
구약시대에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나실인이 될 수 있었다.[5] 다만 나실인은 세 가지 금지 규정을 지켜야 했다. 나실인에 대한 규정은 구약성경 민수기서에 자세히 나온다.
금지 규정
- 나실인은 포도주, 독주, 포도나무에서 난 모든 소산물(포도즙, 생포도, 건포도, 포도씨, 포도 껍질 등)을 먹지 말아야 한다.[6][7]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않는 것은 구약시대 제사장들에게도 적용된 규례였다.[8]
-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아야 한다. 서원 기간에는 하나님께 거룩한 자로 구별되기 때문에[9] 머리털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10] 이스라엘의 사사이자 나실인이었던 삼손은 자신의 괴력이 이 규정을 지킴으로써 나온다고 생각했다.[11]
- 시체를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 구약시대에는 사람의 시체가 부정한 것으로 여겨졌다.[12] 나실인은 거룩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멀리해야 했다. 이는 부모와 형제자매의 사망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13]
서원 규정 위반 시
나실인이 사람의 시체로 인해 부정하게 되면, 기존에 서원했던 기간은 무효가 되었다. 이들은 8일에 걸친 정결 예식을 거행한 후 다시 서원해야 했다. 규정을 어긴 날로부터 일곱째 날에 머리를 밀고 여덟째 날에는 산비둘기 또는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로 속죄제와 번제를 드렸다. 그 후 1년 된 수양을 가져와 속건제 희생 제물로 드렸다.[14]
서원 기간 종료 시
나실인으로서 서원한 기간이 다 차면 회막문으로 나아가 하나님께 드릴 예물을 준비했다. 1년 된 수양과 암양, 고운 가루, 기름 섞은 과자 등이다. 제사장은 나실인이 가져온 제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 후 나실인은 회막문에서 머리카락을 밀어 화목 제물 곁에 있는 불에 두었다. 모든 의식이 마치면 나실인은 평범한 생활로 돌아갔다.[15]
성경 속 주요 나실인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나실인은 삼손, 사무엘, 침례 요한이다.[16][17] 이들은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에서 중책을 맡았다. 모태에서부터 나실인으로 구별되었던 삼손은 사사가 되어 이스라엘의 숙적인 블레셋을 물리쳤다.[18] 사무엘은 젖을 뗀 뒤 어머니의 서원으로 평생 나실인이 되었다.[19] 그는 구약의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사사·선지자·제사장 직분을 동시에 수행했고,[20]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이스라엘의 왕을 세우기도 했다.[21][22] 침례 요한은 육체로 임하신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했다.[23]
같이 보기
각주
- ↑ נָזִיר. 《고대 히브리어 사전》
- ↑ "나실인", 《아가페성경사전》, 아가페출판사, 2002, 233쪽, "여호와께 자신을 거룩하게 구별하기로 서원한 사람."
- ↑ נָזַר. 《고대 히브리어 사전》
- ↑ "나실인", 《성경대사전》, 성서연구원, 2000, 218쪽, "나실인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명사「나-지르」는, 동사「나-자르 נָזַר(nâzar)」(성별한다)에 유래하고, 「성별된 자」를 의미한다."
- ↑ 민수기 6: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가 특별한 서원 곧 나실인의 서원을 하고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거든"
- ↑ 민수기 6:3-4.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포도주의 초나 독주의 초를 마시지 말며 포도즙도 마시지 말며 생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지니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포도나무 소산은 씨나 껍질이라도 먹지 말지며"
- ↑ "나실인", 《Baker's 신학사전》, 신성종 역, 엠마오, 1989, 137쪽
- ↑ 레위기 10:8-10.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나 네 자손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아서 너희 사망을 면하라 이는 너희 대대로 영영한 규례라 그리하여야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고"
- ↑ 민수기 6:8.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 그는 여호와께 거룩한 자니라"
- ↑ 민수기 6:5. "그 서원을 하고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은 삭도를 도무지 그 머리에 대지 말 것이라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는 날이 차기까지 그는 거룩한즉 그 머리털을 길게 자라게 할 것이며"
- ↑ 사사기 16:17. "삼손이 진정을 토하여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우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 ↑ 민수기 19:11. "사람의 시체를 만진 자는 칠일을 부정하리니"
- ↑ 민수기 6:6-8.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는 모든 날 동안은 시체를 가까이 하지 말 것이요 그 부모 형제자매가 죽은 때에라도 그로 인하여 몸을 더럽히지 말 것이니 이는 자기 몸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표가 그 머리에 있음이라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 그는 여호와께 거룩한 자니라"
- ↑ 민수기 6:9-12. "누가 홀연히 그 곁에서 죽어서 스스로 구별한 자의 머리를 더럽히거든 그 몸을 정결케 하는 날에 머리를 밀 것이니 곧 제칠일에 밀 것이며 제팔일에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가지고 회막문에 와서 제사장에게 줄 것이요 ...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릴 날을 새로 정하고 일년 된 수양을 가져다가 속건제로 드릴지니라 자기 몸을 구별한 때에 그 몸을 더럽혔은즉 지나간 날은 무효니라"
- ↑ 민수기 6:13-21.
- ↑ "나실인", 《활용에 편리한 핵심 성경사전》, 성서교재간행사, 1992, 149쪽, "2. 주요 나실인들 사사 삼손과(삿 13:5), 선지자 사무엘(삼상 1:28), 세례(침례) 요한(눅 1:15) 등을 들 수 있다."
- ↑ 누가복음 1:13-16. "천사가 일러 가로되 사가랴여 무서워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 이는 저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저희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니라"
- ↑ 사사기 13:5.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삼손]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치운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 ↑ 사무엘상 1:24-28. "[사무엘이] 젖을 뗀 후에 ... 한나가 가로되 나의 주여 당신의 사심으로 맹세하나이다 ... 이 아이를 위하여 내가 기도하였더니 여호와께서 나의 구하여 기도한 바를 허락하신지라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하고 그 아이는 거기서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 ↑ "사무엘", 《성경대사전》, 성서연구원, 2000, 805쪽, "모세 이후의 위대한 선지자(삼상 9:10-13, 19:18-24), 최후의 사사(삼상 7:15), 또는 국민적 지도자(삼상 7:15-17), 또는 제사장(삼상 7:8)."
- ↑ 사무엘상 10:1. "사무엘이 기름병을 취하여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맞추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네게 기름을 부으사 그 기업의 지도자를 삼지 아니하셨느냐"
- ↑ 사무엘상 16:12-13. "이에 보내어 그[다윗]를 데려오매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가 그니 일어나 기름을 부으라 사무엘이 기름 뿔을 취하여 그 형제 중에서 그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신에게 크게 감동되니라"
- ↑ 누가복음 3:16. "요한이 모든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물로 너희에게 침례를 주거니와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오시나니 나는 그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침례를 주실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