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성경 번역본

하나님의 교회 지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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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성경 번역본은 히브리어, 헬라어 등으로 기록된 원어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19세기 말 시작된 성서의 한글 번역은 스코틀랜드, 영국, 미국 등 해외 성서공회의 지원으로 계속되다가 1895년 영국성서공회가 서울에 한국지부를 공식적으로 개설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독자들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한글 성경 번역본이 출판되었다. 현재 한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 성경 번역본은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새번역, 표준새번역, 공동번역개정판, 공동번역 등이 있다.

한글 성경 번역사

성경 번역 초창기에는 천주교와 성공회 측의 발췌 번역이 주를 이뤘다.[1] 대표적인 것이 필사본 《셩경직ᄒᆡ광익[성경직해광익]》이다. 한문본 《聖經直解[성경직해]》(1642)와 《聖經廣益[성경광익]》(1866)에서 필요한 내용을 간추려 번역한 것으로, 70장 안팎의 낱권 20여 권으로 구성돼 있다. 정확한 발행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초의 필사본은 1790-1800년 사이에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근대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출처: 문화재청)

최초의 한글 성서는 1882년 3월 24일 출판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예수성교 누가복음전서]》다. 스코틀랜드의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 한국인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등이 누가복음을 서북(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방언으로 번역했다.[2] 존 로스를 중심으로 번역해 펴낸 '로스역본(Ross Version)' 낱권 성경은 이후 요한복음, 마가복음 등 10여 종이 출판됐다. 이 시기에는 성서 원문과 한글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번역자가 없어, 성서를 원문에서 직접 번역하지 않고 중국어 등 다른 번역을 거쳐 중역했다.

신약마가젼복음셔언ᄒᆡ

《신약마가젼복음셔언ᄒᆡ》 (출처: 문화재청)

《신약마가젼복음셔언ᄒᆡ[신약 마가전 복음서언해]》는 수신사의 수행원으로 일본에 머물던 이수정이 마가복음을 국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1884년, 이수정은 고전 한문으로 된 중국어 성경(1859, 신약전서)에 한글 토를 붙이는 방식의 번역본 여러 권을 출간했다. 이후 국한문병용체로 펴낸 것이 《신약마가젼복음셔언ᄒᆡ》다. 한자를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었고, 지식인층은 한자어 표기를 통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 출판: 1885년 2월, 일본 요코하마
  • 번역자: 이수정
  • 구성: 마가복음
  • 번역 형식: 언해(諺解) 형식
  • 원문: 중국어 성서
  • 특징: '예슈쓰크리슈도스', '크리슈도스'(1장 1절), '밥테슈마'(1장 4절), '사밧'(6장 2절) 등 인명과 지명을 비롯한 일부 단어를 헬라어에서 음역했다.

예수셩교젼셔

《예수셩교젼셔》 (출처: 문화재청)

《예수셩교젼셔[예수성교전서]》는 최초의 한글 신약전서로, 로스역본 성경의 종합본격이다.[3] 한국인 번역자들이 중국어 성경을 한국어로 옮기면, 로스와 매킨타이어가 그 번역문을 헬라어, 영어 개역과 대조하면서 검토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역했다.

  • 출판: 1887년 중국 선양, 문광서원
  • 번역자: 존 로스, 존 매킨타이어, 이응찬, 백홍준, 김진기, 서상륜 등
  • 구성: 신약
  • 번역 원칙: 본문의 의미와 한국어의 관용어에 적합한 절대적 직역
  • 원문: 중국어 신약(1852, 대표역본)
  • 특징: '하늘(heaven)'과 '님(Lord, prince)'의 합성어로 '하느님' 또는 '하나님'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중국어 성경에는 주로 상제(上帝) 또는 신(神)으로 번역된 단어다.

셩경젼셔(구역)

《구약젼셔》 (출처: 문화재청)

국내에 성경번역자회가 조직되어, 통일성 있는 한국어 표기를 위해 기존 번역본의 개정과 순수 국내역본의 번역을 시작했다. 1897년에는 성경 본문에 띄어쓰기가 도입되었다. 1900년 《신약젼셔》가, 1911년 《구약젼셔》가 출판돼 그해 《셩경젼셔》가 출판되었다.[4]

  • 출판: 1911년
  • 번역자: 최병헌, 조한규, 이창직, 정동명, 스크랜튼, 아펜젤러, 레널즈 등
  • 구성: 구약, 신약
  • 특징: 번역자들의 노력으로 '예수 그리스도', '션지쟈', '회ᄀᆡ' 등의 용어가 생겨났다.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문체이면서, 동시에 식자층의 눈높이에도 맞는 깔끔한 문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대

1920-1930년대 들어 한글을 한자로 번역한 성경 《신약전서 국한문》, 《성경전서 선한문[5]》, 영어 개역의 관주를 포함시킨 성경 《선한문관주성경전서》 등 다양한 성경이 보급됐다. 이로써 지식인층과 일반 대중 모두 각자 원하는 본문으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셩경 개역

《셩경젼셔》 본문을 교열, 개선해 1938년 《셩경 개역》을 출판했다. 히브리어와 아람어, 헬라어 원전은 물론 킹제임스 성경과 영어 개역도 참고했으며, 줄임말 사용을 삼가고 되도록 직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개역이 출판되면서 1911년 번역을 '구역'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1952년, 《셩경 개역》의 본문을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수정하고, 일부 번역을 개선해 출판한 첫 판이다. 그 후 표기법을 더 손보고 활자를 새로 제작해 1961년에 한 번 더 출판했다. 오랫동안 한국 개신교 교회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일상에서 쓰이는 맞춤법과 언어가 변하고 성서학을 비롯한 관련 학문이 발전하면서 성경을 개정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개역한글판을 최대한 존중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고친다는 원칙하에[6] 1998년 개정판을 펴냈다.[7]
개역개정판에는 달라진 맞춤법이 적용되었고[8] 고어나 한자어 등 어려운 말은 알기 쉬운 단어로,[9] 사투리는 표준말로, 준말은 본딧말로 개정했다. 인명과 지명, 기타 외래어 음역은 개역한글판을 그대로 따르고 문제가 있는 경우만 수정했다.[10] 원문과 대조할 때는 최신 번역본을 이용했다.

공동번역 성서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개신교와 협조해 성경을 번역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한국에서도 개신교와 가톨릭 학자들로 구성된 공동번역위원회가 출범했고, 1977년 《공동번역 성서》가 출판됐다.[11]

  • 출판: 1977년
  • 번역자: 공동번역위원회
  • 구성: 구약, 신약
  • 번역 원칙: 내용의 동등성을 추구하며, 축자적인 번역이나 형식적인 일치를 지양했다. 비기독교인이라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했다. 신·구교 중 어느 한쪽에서만 익숙한 표현은 고집하지 않도록 했다.
  • 원문: 구약 《Masoretic Text in Biblia Hebraica》(1937), 신약 《The Greek New Testament》(세계성서공회연합회)
  • 특징: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호칭했다.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외경이 포함됐다.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

달라진 한글 맞춤법을 반영하고, 한국 가톨릭 교회의 요구에 따라 공동번역 제2경전(외경)의 편집을 조정해 1999년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을 펴냈다. 번역 원본이나 번역 원칙은 《공동번역 성서》의 것을 따르고, 명백한 오류만 소폭 개정했다.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1980년대 들어 새로운 번역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1993년, 10대와 20대를 포함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현대어로 된 《성경전서 표준새번역》을 출판했다.[12] 1967년에도 한국 학자들이 원문에서 직접 구어체로 번역한 《신약전서 새번역》이 출간된 바 있다.

  • 출판: 1993년
  • 번역자: 각 교단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 등
  • 구성: 구약, 신약
  • 번역 원칙: 원문의 뜻을 한국어 어법에 맞게 표현했다. 번역어투를 지양하고, 우리말 관용구를 활용했다. 성경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비속한 표현은 쓰지 않았다.
  • 원문: 구약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슈투트가르텐시아》(독일성서공회)의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 신약 《The Greek New Testament》(세계성서공회연합회)
  • 특징: '인자', '독생자', '동정녀', '홍해' 등 개역 성경을 바탕으로 교회에서 이미 널리 쓰이는 용어는 유지했다. 고유명사의 음역도 개역 성경을 따르되, 몇 가지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표기를 따라 개정했다. 개역 성경의 '여호와', 공동번역 성서의 '야훼'를 '주'(主)로 번역했다.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개정판(새번역)

대한성서공회에서 개정위원회를 조직, 《표준새번역》의 번역을 검토해 2001년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개정판》을 펴냈다. 기존 번역의 미흡한 부분을 고치고 대화문에는 현대의 존대법을 적용했다. 성경 전체에 걸쳐 '주'를 '주님'으로 개정했다.[13] 2004년에는 《성경전서 새번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기타 한글 성경 번역본

여호와의 증인은 교단에서 자체적으로 번역, 발행한 《신세계역 성경》을 이용한다.[14] 이 밖에 킹제임스 성경을 직역한 《한글킹제임스성경》, 《권위역성경》,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전서》, 성경을 읽기 쉬운 현대어로 번역한 《현대인의 성경》, 《쉬운성경》 등이 있다.[15]

같이 보기

참조

각주

  1. 이상무(1999),〈초기 한글성경 번역과 보급에 대한 고찰: 최초의 한글성경 로스역본을 중심으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학위논문(석사), 9쪽, "로스 목사에 의해 성경이 번역되기 이전에 전혀 한글성경 번역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글성경은 이미 천주교나 성공회에 의해 부분적으로 발췌되어 번역이 되고 있었다. ... 이러한 번역들은 체계적인 번역이 아니고 일상 기구생활에 필요한 부분적인 번역에 불과했다."
  2. 성경: '어머니'를 '오마니'로?...최초의 한글 성경은 평안도 방언으로 번역. 《BBC 코리아》. 2019. 6. 11. 존 로스는 1870년대 중반 평안도 출신 청년들을 고용해 한글 번역을 주도했다. 번역가들이 평안도 의주 청년들이 중심이었던 영향으로 번역본 곳곳엔 북한식 사투리가 남아있다. ... 실제 로스의 번역본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평안도식 표현들은 '오맘·오마니(어머니)' '디키면(지키면)' '정딕케(정직케)' '공경티(공경하지)' '나아오디(나아가지)' '맛당티(합당하지)' '세샹을 이갓티(세상을 이같이) 등이다. 
  3. 한글성경전서 탄생 100년 기념행사 풍성. 《연합뉴스》. 2011. 2. 10. 19세기 중후반 중국 선양(瀋陽)에서 활동하던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ㆍ1842-1915)는 현지에서 한국인을 만나 한국어를 배우고 1876년 한글 성서 번역작업에 착수한다. 그는 1882년 3월 마침내 누가복음을 번역한 '예수셩교 누가복음 젼셔'를 냈고 5월에는 요한복음 번역서인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를 출간한다. 또 1887년에는 신약 전체를 완역한 '예수셩교젼서'를 내놓는다. 
  4. "한글 성경, 한글 대중화에 결정적 영향". 《경향신문》. 2011. 4. 7. 성경 번역·출판 작업은 187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선교사와 한국인들이 함께 시작했다. 이후 1911년 2월 <구약젼셔>와 <신약젼셔>, 그리고 신구약을 합친 단권 <성경젼셔>를 간행하면서 최초로 한글 성경을 번역 완간했다. 
  5. 鮮漢文. 조선의 한문이라는 뜻
  6. 성서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대한성서공회》. 따라서 같은 번역 내용을 표현을 달리하여 개정하는 일은 삼갔다. 예를 들면, "주기도"(마 6:9-13) 같은 것도 "나라이 임하옵시며"를 "나라가 임하시오며"로, "오늘날 우리에게"를 "오늘 우리에게"로,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를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정도로 개정하였다. 
  7. [종교]개신교회 성경-찬송가 바뀌나…교체 공감속 비용 부담. 《동아일보》. 2001. 7. 5.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이 나온지 꼭 60년만인 1998년 개역성경 중 7만3000군데를 고친 개정판을 발행했다. 얼른 봐서는 변화가 느껴지지 않은 정도로 개역성경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어 어휘의 정확성을 크게 높인 한국 교회의 공인된 세번째 원전 대조 번역작품이다. 
  8. 일찌기→일찍이, -찌라도→-지라도, -찌어다→-지어다, 추숫군→추수꾼, 수염소→숫염소 등
  9. 약대→낙타, 후사→상속자, 훤화→소란 등
  10. 성서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대한성서공회》. 예를 들면, 한 사람의 이름이 「개역」에서는 "바실래"와 "바르실래"로 나오는 경우, 「개역 개정판」에서는 "바르실래"로 통일하였다. 음역이 잘못된 "레센"은 "레셈"(수 19:47)으로, "리스위"는 "이스위"(삼상 14:49)로 고쳤다. 한 지명이 다른 더 넓은 지역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에는 큰 순서대로 기록하였다. 예를 들면, "가이사랴 빌립보"는 빌립보 안에 있는 가이사랴이므로 "빌립보 가이사랴"(막 8:27)로 고쳐 표기하였다. 
  11. [김한수의 오마이갓] 바울로, 바울, 바오로. 《조선일보》. 2021. 3. 31. '공동번역 성경'은 197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1960년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천주교의 현대화·토착화에 큰 영향을 끼쳤지요. 또한 개신교와 정교회 등 다른 교파와의 교회일치운동에도 큰 관심을 보였지요. 그 결과 1968년 교황청 성서위원회와 개신교 세계성서공회연합회가 성서의 공동번역에 합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9년 1월 개신교계와 천주교가 공동으로 성경 번역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 1971년엔 신약성경, 1977년엔 구약성경까지 포함한 성경전서가 발간됐습니다. 
  12.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출간. 《연합뉴스》. 1993. 2. 2. 한글신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최소한 겉으로 나타난 뜻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성경책이 나온다. 대한성서공회는 10년간의 준비끝에 오는 10일 '성경전서 표준새번역'을 일반에선보인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현대어로 번역했기 때문에 비신자도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표준새번역'은 개신교 교회 등에서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성경전서 개혁 한글판'(1956년간)을 수정 혹은 교정한 것이 아니라 원전을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 이라고 성서공회측은 설명하고 있다. 
  13. 현대어로 풀어 쓴 성경 개정판 나와. 《동아일보》. 2001. 12. 12. 표준새번역 성경은 우리가 쓰고 있는 현대어에 가깝게 번역한 것이 특징. ... 이번 개정판에서 대화문에 등장하는 ‘주’는 ‘주님’으로, 명령종결어미인 ‘해라’는 ‘하라’ 등으로 현대 우리말 존대법에 더욱 가깝게 번역했다. 
  14. “여호와의 증인”,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여호와의 증인은 1961년 출간된 『신세계역 성경』을 경전으로 삼고, '하느님 여호와'에 대한 숭배와 증언을 강조한다. 
  15. 우리 성경 번역 과정. 《한국기독공보》. 2013. 12. 2. 일반인들이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일부 출판사들이 자체로 번역한 성경도 우리 손에 있다. '사역 성경'이라고도 불리는 성경에는 현대인의 성경(리빙바이블 한국어판, 생명의말씀사), 현대어성경(성서원), 쉬운 성경(아가페출판사), 우리말 성경(두란노), 성경(박창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