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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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머스에서의 첫 추수감사절' (제니 어거스타 브라운스콤 作)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 Thanksgiving Day)하나님께 추수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는 의미로 주로 개신교회에서 기념하는 절기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은 성경에 근거한 하나님의 계명이나 절기가 아니다. 17세기경 영국의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다음 해 가을에 첫 수확으로 감사제를 지낸 데서 유래한, 미국의 국경일이다.

추수감사절에 대한 성경적 관점

종종 추수감사절을 성경의 초실절이나 칠칠절, 초막절에 대입해 설명하려는 경우가 있으나, 추수감사절은 성경의 절기와 아무 관련이 없다.[1] 이들 절기가 비록 농작물의 추수와 관련이 있다 하나 추수감사절과는 날짜도 다르고 지키는 방식도 다르며, 유래와 의미도 완전히 다르다. 더욱이 구약의 초실절, 칠칠절, 초막절은 신약시대에 와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완전히 바뀌었다. 초실절은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권능을 기념하는 부활절로, 칠칠절은 하나님께서 성령을 부어주신 오순절로, 초막절은 하나님의 백성을 모으는 절기로 완성되었다. 세 절기 모두 신약시대에는 구약시대처럼 농작물의 추수와 관련 있는 절기가 더 이상 아닌 것이다. 따라서 신약시대인 오늘날에 교회가 지키는 절기를 농작물의 추수에 연관시키는 생각은 구약의 절기와 신약의 절기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해이다.
신약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을 엄중히 책망하셨다.[2] 성경에 추수감사절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에 개신교 안에서도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따라, 사람의 계명인 추수감사절을 기념하지 않는다.[3]

추수감사절의 유래

1620년 영국 국교회(성공회)의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로 떠난 영국인 청교도들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는 험난한 항해를 시작했다. 그들의 도착지는 오늘날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항구도시 플리머스였다.
65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신대륙에 도착한 그들을 기다린 것은 혹한과 식량난이었다. 메이플라워호를 탔던 102명 중 44명이 사망했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었다. 왐파노아그(Wampanoag) 부족은 청교도 이민자들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경작법을 가르쳐주었다. 이듬해인 1621년 가을, 청교도들은 원주민들을 초대해 처음으로 수확한 농산물과 칠면조를 잡아 축제를 벌여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이날이 미국 최초의 추수감사절로 전해진다. 이후 미국에서 공식 제정된 추수감사절의 영향으로 각국에서 민속적인 풍습으로 지켜오던 추수감사제가 교회의 절기로 자리잡았다.[4][5]

나라별, 교파별 추수감사절의 날짜와 특징

추수감사절의 특징을 표현한 그림

추수감사절은 나라와 교파마다 기념일과 유래가 다른 경우가 많다.

  • 미국
1621년 영국의 식민지 개척자들과 원주민 왐파노아그 부족이 지켰던 추수 축제를 추수감사절의 유래로 삼는다.[6] 162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추수감사절을 공식 명절로 선언했고,[4] 이후 1789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11월 26일을 추수감사절 국경일로 제정했다.[7][8] 그러나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추수감사절을 영국의 관습이라며 국경일에서 제외시켜 일부 주에서만 지켰다. 1840년대에 미국의 작가 사라 요세파 헤일(Sarah Josepha Hale)은 전국적인 추수감사절 캠페인을 벌여 추수감사절을 연례적인 절기로 지키자고 주장했다.[9][10]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은 남북전쟁 중 애국주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11월 26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하고 국경일로 공식 선포했다.[11] 현재는 1941년 의회 공동결의안과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이 발표한 선언문에 따라 11월 넷째 목요일에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며,[6] 각 도시에서 추수감사절에 화려한 퍼레이드를 진행한다.[12]
  • 캐나다
1578년 마틴 프로비셔(Martin Frobisher)가 이끄는 원정대가 안전한 항해를 축하했던 일을 추수감사절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 1879년 의회를 통해 추수감사절을 제정했고, 1957년부터는 미국보다 한 달 정도 빠른 10월 두 번째 월요일에 기념한다.[6] 미국처럼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잔치를 열고 칠면조 요리, 크랜베리, 호박파이 등을 먹는 풍습이 있다.
  • 스위스
스위스의 개혁파교회는 9월에 지킨다.
  • 네덜란드
11월 첫째 주 일요일 후 수요일에 지킨다.
  • 독일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라고 부르는 독일의 추수감사절은 대개 10월 첫 번째 일요일에 열린다. 하지만 포도, 맥주 등 각 지역의 특산품으로 축제를 열기 때문에 날짜가 지역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13][14] 독일의 복음주의 교회는 성(聖) 미카엘의 날(9월 29일) 후의 일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켰다.[15][16]
  • 한국
장로교와 감리교를 위시한 한국의 대다수 개신교회는 11월 셋째 주 일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며 추수감사주일이라고도 한다. 한국 교회가 미국의 명절을 지키게 된 것은 개화기 때 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1904년 조선예수교장로회 공의회에서 양력 11월 11일을 감사일로 정해 지키기로 합의했다. 이후 1908년 11월 마지막 목요일에 지키기로 했다가 1914년 11월 셋째 주 수요일로 바꿨다. 이는 선교사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날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전국의 개신교회가 추수감사절을 지키기 시작한 것은 1921년 장로교와 감리교 연합협의회를 통해 11월 둘째 주 수요일에 기념하기로 결의한 후부터다.[15][1] 교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감사절을 왜 수입해 한국에서 지켜야 하느냐며 한국의 추수절인 추석 무렵에 지키자는 의견도 있으며, 대형 교회나 교단의 경우 10-11월 중 목회 일정에 따라 임의로 날짜를 정하기도 한다.
  • 가톨릭교회
가톨릭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일제히 추수감사절을 기념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톨릭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경일인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추수감사절 미사(Thanksgiving Day Mass)를 연다.[16][17] 부활절 후 40일째인 승천일 전 3일간 풍년제를 지내기도 했다.[15]
한국에서는 추석이나 가을걷이가 이루어지는 시기에 차례상을 차려놓고 추수감사 미사를 진행한다.[18] 가톨릭 교회력의 연중 마지막 일요일인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기해 추수감사절을 지내기도 한다.[19]

같이 보기

관련 영상

  • 카드뉴스: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람의 계명

각주

  1. 1.0 1.1 "한국개신교 추수감사주일의 유래 다시 읽기". 《드림투게더》. 2017. 11. 17.
  2. 마가복음 7:6-7. 가라사대 이사야가 너희 외식하는 자에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기록하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3. “하나님의 교회, 초막절 대회 끝날 대성회 거행”, 《한국경제》, 2017. 10. 13. 
  4. 4.0 4.1 “추수감사절과 칠면조 요리”, 《파이낸스투데이》, 2020. 11. 17. 
  5. “美추수감사절 상징 '칠면조 통구이' 사라지려나”, 《조선일보》, 2020. 11. 27. 
  6. 6.0 6.1 6.2 "Thanksgiving Day," Encyclopædia Britannica
  7. "추수감사절", 《세계백과대사전》, 서문당, 254쪽
  8. "추수감사절", 《국어대사전》, 삼성문화사, 1616쪽
  9. "추수감사절". 《한국일보》. 2008. 12. 2.
  10. "1863년 링컨, 추수감사절 공표". 《동아일보》. 2006. 10. 3. 
  11. 강준만, "‘추수감사절’인가, ‘추수강탈절’인가?",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인물과 사상, 2013, 조지 워싱턴이 추수감사절을 국가적 날로 챙겼다고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축하의 날로 된 것은 사실 1863년이 되어서였다. 남북전쟁 동안 북군은 이런 의식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애국주의를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에이브러햄 링컨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선포한 것이었다.
  12. "미국 7대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미국 공식 여행 웹사이트》.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화려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연휴 시즌 시작을 기념합니다. 밴드, 가수, 장식 차량, 거대한 풍선과 함께 엔터테이너들이 행진하고 걸으며 때로는 넓은 거리와 도로 위로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13. "‘투생’ ‘에른테당크페스트’ ‘뗏쭝투’…비슷하면서도 다른 각국의 ‘추석’". 《KBS NEWS》. 2020. 10. 1. 
  14. "추석이 명절이라면, 독일의 추수감사제는 축제죠". 《아시아경제》. 2010. 9. 22. 
  15. 15.0 15.1 15.2 "추수감사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6. 16.0 16.1 "코로나 여파에 축소된 추수감사절…추석과 어떻게 다를까?". 《아시아경제》. 2020. 10. 1.
  17. "추수감사절 미사". 《전례사전》
  18. "한가위 미사 제대 앞에 차례상?". 《가톨릭신문》. 2016. 9. 11.
  19. "그리스도왕대축일에 추수감사미사 봉헌". 《가톨릭신문》. 1980.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