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회 (산헤드린)
공회(公會, Sanhedrin)는 고대 유대의 최고 의결기구로, '모여 앉는다'는 의미의 헬라어 '수네드리온(συνέδριον)'[1]을 번역한 것이다. 공회는 재판권을 가졌으며, 정치적·행정적 기능을 더한 유대 자치기관이었다. 공회는 유대 주요 도시에 존재했는데, 규모가 가장 큰 예루살렘 성전의 공회를 '대(大)산헤드린'이라 부르기도 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공회'는 대부분 대산헤드린을 가리킨다. 유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공회는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면서 해체되었다.
공회(산헤드린) 기원
예루살렘 성전의 공회(대산헤드린)는 70명의 공회원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기원은 대체로 모세가 70인의 장로들을 임명한 역사에서 찾는다.[2][3] 구약시대에 지방 단위에서 일어나는 백성의 송사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지도자들의 모임이 있었지만,[4] 공회(산헤드린)의 기능을 하는 기구는 없었다. 이후 바벨론 포로 귀환 시대에 학사 겸 제사장이었던 에스라와 귀환 인솔자 느헤미야가 백성의 지도를 위해 방백(方伯)과 장로들을 모아 기구를 조직했다.[5] 이것이 신구약 중간기에 공회(산헤드린)로 발전한 것으로 보여진다. 선지자 말라기 이후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을 전하기까지 400여 년간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대언하는 선지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 유대인들은 공회를 통해 자신들의 일을 의결했다.
구성
예루살렘 성전의 공회(대산헤드린)는 대제사장이 그 의장을 맡고 공회원의 수가 가장 많은, 최고 권위의 공회였다. 유대 지역의 주요 도시에도 23인의 공회원으로 이루어진 공회가 존재했다. 공회원은 귀족, 제사장, 율법학자가 중심을 이루었다.
대(大)산헤드린 | 산헤드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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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예루살렘 성전 | 주요 도시 |
구성 | 71인(공회원 70명+의장 1명) | 23인(공회원) |
- 의장: 대제사장
- 대제사장은 원래 종신직이고, 직계(直系)가 그 직무를 계승했다. 유대 지역을 통치하던 로마제국은 대제사장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직분 승계를 금지하고 대제사장의 임면(任免)에 직접 관여했다. 이 같은 조치로, 활동 중인 대제사장과 생존해 있는 전임 대제사장 등 대제사장이 여럿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6]
- 예수님이 공회의 판결을 받을 당시 의장은 대제사장 가야바였으나, 로마 군병들과 유대인의 하속들이 예수님을 붙잡아 전임 대제사장이었던 안나스에게 데려갔다. 안나스는 기원후 6년부터 15년경까지 대제사장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그는 퇴임 후에 사위인 가야바를 대제사장직에 앉혀 그 배후에서 예루살렘 공회를 조종했다.[7]
- 공회원
공회(산헤드린) 기능
종교적·정치적 자치권 행사를 위해 설립된 공회(산헤드린)는 유대 사회의 여러 갈등을 조정하고, 율법에 따른 재판권을 행사했다. 로마 통치하에서도 이스라엘의 입법과 사법을 총괄하는 정책 의결 기구였다. 모든 안건은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며 유대 율법에 따른 민사권뿐만 아니라 행정권을 가지고 있어서 체포를 명할 수 있었다.[14][15][16] 하지만 사형권은 로마에 귀속되어 있었다.[17]
신약성경 속 공회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나타난 '공회'는 주로 예루살렘의 대산헤드린을 말한다. 이곳에서 행해진 주요 행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예수님의 재판
- 예수님을 신성 모독으로 판결하여 십자가형으로 내몰았다.[18] 유대교 율법서 미쉬나의 규정에 따르면 회의는 안식일과 절기를 제외하고 매일 열렸으며 낮 동안만 개정되었다. 법관의 결정은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 날 다시 검토하도록 했다. 그러나 예수님의 재판은 정해진 공회 장소가 아닌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뜰에서 이루어졌고,[19][20] 한밤중에 진행되었으며, 재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 공회법에 어긋나는 불법 재판이었다.
- 사도들의 심문
해체
공회는 유대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원후 66년에 로마에 대항하고자 발발한 유대 전쟁도 대산헤드린이 있던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70년에 티투스가 이끄는 로마군이 반란을 진압하면서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했는데 이때 반란을 주도한 산헤드린도 해체되었다. 얼마 후, 바리새파를 중심으로 야브네(Jabneh, 지금의 Yibna)에 새로운 산헤드린이 구성되었지만 정치적 권한이 없는, 이전 산헤드린과 본질적으로 다른 곳이었다.
같이 보기
각주
- ↑ "συνέδριον," BibleHub
- ↑ 민수기 11:16–24.
모세가 나가서 여호와의 말씀을 백성에게 고하고 백성의 장로 칠십인을 모아 장막에 둘러 세우매
- ↑ "산헤드린", 《아가페 성경사전》, 아가페서원, 1996, 764쪽, "산헤드린 중앙 공의회는 랍비적 전통과 연관을 맺고 있는데, 랍비들은 그것의 기원을 광야에서 모세를 도와주었던 70인의 장로들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 ↑ 역대하 19:7–20.
- ↑ 에스라 10:7–8.
유다와 예루살렘의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들에게 공포하기를 너희는 예루살렘으로 모이라 누구든지 방백들과 장로들의 훈시를 좇아 삼일 내에 오지 아니하면 그 재산을 적몰하고 사로잡혔던 자의 회에서 쫓아내리라 하매
- ↑ 누가복음 3:2.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빈 들에서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한지라
- ↑ 요한복음 18:12–14.
이에 군대와 천부장과 유대인의 하속들이 예수를 잡아 결박하여 먼저 안나스에게로 끌고 가니 안나스는 그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이라 가야바는 유대인들에게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유익하다 권고하던 자러라
- ↑ 마가복음 15:1.
새벽에 대제사장들이 즉시 장로들과 서기관들 곧 온 공회와 더불어 의논하고 예수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겨주니
- ↑ 누가복음 22:66.
날이 새매 백성의 장로들 곧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모이어 예수를 그 공회로 끌어들여
- ↑ 사도행전 5:17–18.
대제사장과 그와 함께 있는 사람 즉 사두개인의 당파가 다 마음에 시기가 가득하여 일어나서 사도들을 잡아다가 옥에 가두었더니
- ↑ 사도행전 5:21.
저희가 듣고 새벽에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더니 대제사장과 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와서 공회와 이스라엘 족속의 원로들을 다 모으고 사람을 옥에 보내어 사도들을 잡아오라 하니
- ↑ 사도행전 23:6.
바울이 그 한 부분은 사두개인이요 한 부분은 바리새인인 줄 알고 공회에서 외쳐 가로되 여러분 형제들아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을 인하여 내가 심문을 받노라
- ↑ 마가복음 15:43.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 사람은 존귀한 공회원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 ↑ 마가복음 14:43.
말씀하실 때에 곧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하였더라
- ↑ 15.0 15.1 사도행전 4:1–3.
사도들이 백성에게 말할 때에 제사장들과 성전 맡은 자와 사두개인들이 이르러 백성을 가르침과 예수를 들어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는 도 전함을 싫어하여 저희를 잡으매 날이 이미 저문 고로 이튿날까지 가두었으나
- ↑ 사도행전 9:1–2.
사울이 주의 제자들을 대하여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여 대제사장에게 가서 다메섹 여러 회당에 갈 공문을 청하니 이는 만일 그 도를 좇는 사람을 만나면 무론남녀하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오려 함이라
- ↑ 요한복음 18:31.
빌라도가 가로되 너희가 저를 데려다가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 유대인들이 가로되 우리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권이 없나이다 하니
- ↑ 마태복음 26:65–66.
이에 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저가 참람한 말을 하였으니 어찌 더 증인을 요구하리요 보라 너희가 지금 이 참람한 말을 들었도다 생각이 어떠하뇨 대답하여 가로되 저는 사형에 해당하니라 하고
- ↑ 마태복음 26:58–59.
베드로가 멀찍이 예수를 좇아 대제사장의 집 뜰에까지 가서 그 결국을 보려고 안에 들어가 하속들과 함께 앉았더라 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칠 거짓 증거를 찾으매
- ↑ 요한복음 11:47.
이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공회를 모으고 가로되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 ↑ 사도행전 4:5–17.
이튿날에 관원과 장로와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는데 대제사장 안나스와 가야바와 요한과 알렉산더와 및 대제사장의 문중이 다 참예하여 사도들을 가운데 세우고 ... 명하여 공회에서 나가라 하고 서로 의논하여 가로되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할꼬 저희로 인하여 유명한 표적 나타난 것이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으니 우리도 부인할 수 없는지라 이것이 민간에 더 퍼지지 못하게 저희를 위협하여 이 후에는 이 이름으로 아무 사람에게도 말하지 말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