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구약성경(舊約聖經, Old Testament)은 예수 그리스도 탄생 전에 기록된 경전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구원에 관한 하나님의 계획, 메시아에 대한 예언 등이 적혀 있다. 총 39권이며 율법서,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구약성경은 1000여 년의 시간에 걸쳐 기록되었는데 마지막 책인 말라기는 기원전 400년경에 작성되었다.
구약성경의 명칭
'구약(舊約)'이라는 말은 '옛 언약'이란 뜻으로, 구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가 오기 전까지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어졌던 하나님의 약속을 의미한다. 본래 '성경(Scripture)'으로 불렸으나 훗날 신약성경이 기록되면서 구분하기 위해 '구약성경'이라 불리게 되었다. 대부분 히브리어로 기록되었기에 히브리 성경이라고도 한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인용한 성경은 구약성경이었다.[1][2]
기록 언어
구약성경은 대부분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 바벨론(신바빌로니아) 포로 이후 유대인들은 바벨론과 바사(페르시아)에서 사용하던 아람어를 점차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후대에 작성된 책의 일부분은 아람어로 기록되었다(에스라 4장 8절-6장 18절, 7장 12-26절, 예레미야 10장 11절, 다니엘 2장 4절-7장 28절, 창세기 31장 47절 일부).[3]
기원전 3, 4세기에 이르러 팔레스타인 이외의 지역에서는 히브리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지중해 연안 국가에 흩어져 사는, 히브리어를 모르는 유대인들을 위해 유대인 학자 70여 명이 당시의 국제 공용어인 헬라어로 구약성경을 번역했다. 이때 만들어진 번역본을 '70인역'이라 부르는데 가장 오래된 구약성경 번역본이다. 신약성경에서 인용한 구약성경 본문도 대부분 70인역에서 가져온 것이고, 오늘날 구약성경의 책 명칭도 70인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록자와 기록 연대
성경 | 기록자(추정) | 기록 연대(추정)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 모세 | B.C. 1500년경 |
여호수아 | 여호수아 | B.C. 1450-1400년경 |
사사기 | 사무엘 | B.C. 1000년경 |
룻기 | 미상 | B.C. 1000년경 |
사무엘상∙ 하 | 미상 | B.C. 900년경 |
열왕기상∙ 하 | 미상 | B.C. 600년경 |
역대상∙ 하 | 에스라 | B.C. 450년경 |
에스라 | 에스라 | B.C. 440년경 |
느헤미야 (성경) | 느헤미야 또는 에스라 | B.C. 420년경 |
에스더 | 모르드개 | B.C. 464-436년경 |
욥기 | 욥(추정) | B.C. 2000-1500년경 |
시편 | 다윗 외 다수 | B.C. 1500-400년경 |
잠언, 전도서, 아가 | 솔로몬 외 | B.C. 1000-700년경 |
이사야 | 이사야 | B.C. 730-680년경 |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 예레미야 | B.C. 620-580년경 |
에스겔 | 에스겔 | B.C. 593-570년경 |
다니엘 | 다니엘 | B.C. 530년경 |
호세아 | 호세아 | B.C. 750년경 |
요엘 | 요엘 | B.C. 8세기경 |
아모스 | 아모스 | B.C. 760년경 |
오바댜 | 오바댜 | B.C. 580년경 |
요나 | 요나 | B.C. 760년경 |
미가 | 미가 | B.C. 700년 전후 |
나훔 | 나훔 | B.C. 7세기경 |
하박국 | 하박국 | B.C. 7세기경 |
스바냐 | 스바냐 | B.C. 630년경 |
학개 | 학개 | B.C. 520년경 |
스가랴 | 스가랴 | B.C. 520-518년경 |
말라기 | 말라기 | B.C. 430년경 |
구성
구분 | 목록 |
율법서(5권)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
역사서(12권) |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 사무엘하, 열왕기상, 열왕기하, 역대상, 역대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
시가서(5권) |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 |
예언서(17권) |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에스겔, 다니엘,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 |
율법서
기록자가 모세로 추정되어 모세오경이라고도 한다. 인류의 기원과 이스라엘 민족의 탄생(창세기), 이스라엘의 애굽(이집트) 탈출과 가나안 땅을 향한 여정(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 일부) 등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제사법이나 신앙생활에 대한 규범뿐 아니라 도덕적 규범(레위기, 신명기)도 기록되어 있다.
역사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입성한 때부터 바벨론 포로에서 다시 귀환할 때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여호수아와 사사기는 가나안 정복과 정착, 사무엘상∙하는 사울왕과 다윗왕, 열왕기상∙하는 솔로몬왕과 분열 왕국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역대상∙하는 열왕기서와 시대는 비슷하지만 남 유다 왕국의 역사에만 초점을 맞췄다. 에스라와 느헤미야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진행한 성전 건축 및 종교 개혁에 관한 이야기다.
여성 인물에 대해 다룬 책은 룻기와 에스더인데, 룻기는 모압 여인이지만 예수님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룻을, 에스더서는 유다 민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유대인 출신 바사 왕후 에스더를 주인공으로 했다.
시가서
시편은 여러 기자들이 쓴 시를 예배와 찬양 등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묶은, 구약의 찬송집이다.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하거나 개인의 상황을 탄원하며 구원을 간구하는 내용, 믿음과 율법, 메시아 예언 등 다양한 주제의 시들이 실려 있다.
욥기는 고난과 인내, 축복으로 귀결되는 욥의 생애를 조명했다. 전도서는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은 솔로몬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중요성을 말했으며, 잠언은 하나님 백성으로서 인격과 교양을 갖추게 하는 지혜가 기록되어 있다. 아가는 표면적으로는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했지만, 이면에는 성도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준다.
예언서
구약시대 하나님은 당신의 뜻과 사역을 모세를 비롯한 특정 선지자에게 말씀이나 환상으로 보이시며 이루어가셨다.[4]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선지자들은 계시받은 내용을 이스라엘에 선포하고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된 예언서에는 이스라엘에 회개와 심판을 촉구하고 때가 되면 하나님이 나라를 회복시켜 주신다는 메시지가 주로 기록되어 있다. 예언서는 분량을 기준으로 소예언서와 대예언서로 나눠진다.
소예언서는 분량이 짧고 주로 특정 시점에 주어졌던 하나님의 계시가 기록되어 있다. 장문으로 구성된 대예언서 중 이사야서는 메시아에 관한 예언을 비중 있게 다루며, 예레미야서에는 부패한 유다 나라에 눈물로 회개와 심판을 선포하는 선지자의 행적이 나타나 있다. 에스겔서에는 많은 계시와 환상이 등장한다. 다니엘서는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지만 고위직에 오른 다니엘의 경험과 이상을 통한 여러 가지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
구약성경의 보존
히브리어 성경의 원본은 존재하지 않지만 필사본을 통해서 원전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왔다. 세월이 흘러 원본이 낡아지면 양피지나 파피루스 등에 원본을 보고 다시 기록한 것이 필사본인데 사본이라고도 한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성경이 변질되지 않았을까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유대인들이 성경 사본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본의 정확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성경을 전문적으로 필사하는 사람은 서기관이었다. 성경 사본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양피지, 잉크의 색상, 복장 등이 정해져 있었으며 글자의 형태와 간격 등에 관한 규정도 엄격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서기관은 암기가 아닌 반드시 정본을 보고 소리내어 읽으면서 필사하도록 해서 기록의 오류를 방지했다. 또한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글자의 수가 정확한지 일일이 세어보았다. 다른 서기관은 그것을 재차 검토하여 원본을 철저하게 유지했다.
성경 사본의 정확성은 시대가 다른 사본들의 대조 결과를 통해서도 이미 밝혀졌다. 1947년에 사해 근처의 쿰란 동굴에서 기원전 100년경에 기록된 두루마리 성경이 발견되었다. 이를 사해 사본 또는 쿰란 사본이라고 한다. 당시 가장 오래된 사본이었던 마소라 사본은 900년경에 기록된 것이었다. 학자들이 약 1000년이라는 시간 간격이 있는 두 사본을 비교한 결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동일했다.[5]
이는 필사본 작업이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졌다는 것과, 성경이 오랜 세월 동안 사본으로 전해져 왔을지라도 내용이 변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아피온 반박문 제1권
어쨌든 유대인들이 이 책들을 대하는 태도는 그토록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이 책에 무엇을 첨가하거나 삭제하는 일이 없었음은 물론 조그만 변화도 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역력히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은 나면서부터 이 책들을 신성한 교리들이 담긴 책으로 인정할 뿐 아니라 그 안에 항상 거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이 책들을 위해 기꺼이 자기의 목숨을 바칠 자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율법과 율법이 담긴 기록들을 모독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기장에서 온갖 고문을 당하다가 죽어간 유대인 포로들이 한둘이 아님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 요세푸스 (2017), 《요세푸스 제4권》, 생명의 말씀사, 85쪽
같이 보기
각주
- ↑ 누가복음 24:27.
이에 모세와 및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
- ↑ 사도행전 8:30-35.
빌립이 달려가서 선지자 이사야의 글 읽는 것을 듣고 말하되 읽는 것을 깨닫느뇨 ... 빌립이 입을 열어 이 글[이사야서]에서 시작하여 예수를 가르쳐 복음을 전하니
- ↑ 권성달 (2015년), “성서 아람어의 어순에 관한 연구”, 《기초학문자료센터》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 성서에서 아람어로 기록된 본문은 스 4:8-6:18; 7:12-26; 단 2:4-7:28; 렘 10:11과 창 31:47의 일부분이며 신약 성서에 부분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창 31:47의 아람어는 문장이 아니라 고유명사이므로 연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 ↑ 아모스 3:7.
주 여호와께서는 자기의 비밀을 그 종 선지자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고는 결코 행하심이 없으시리라
- ↑ 헨리 H. 할레이 (2006), 《최신 성서핸드북》, 기독교문사, 336~337쪽,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구약성서는 900년경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히브리 구약성서의 마소라 원본을 기초로 하였다. ... 이 원본에서 복사된 현재의 우리 성서는 맨 처음의 원본과 본질적으로 같을 것이라고 히브리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1947년 ... 아랍의 베두인이 잃은 염소를 찾아 헤매다가 ... 동굴에서 두루마리가 담긴 깨진 항아리를 많이 발견하였다. 베두인들은 그 두루마리를 꺼내서 예루살렘에 있는 수리아 정교 마가 수도원에 가져갔다. 그들은 미국의 동양학회에 그것을 보냈다.
이 두루마리 중 하나는 2,000년 전에 쓰여진 이사야서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알려졌던 히브리어 구약성서보다 1,000년이 앞선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발견인가!
이 두루마리는 ... 고대 히브리어로 기록되어 있는데 B.C. 2세기의 것으로 증명되었다. ...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성서에 있는 이사야서와 같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로 보존된 2,000년 전의 음성은 우리 성서의 권위를 확인해준다. W. F. 알브라이트는 이것을 "현대의 가장 위대한 원본 발견"이라고 말했다.